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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이야기

아기 시력은 어떻게 발달할까? - 신비로운 눈의 성장 여정

by 르메리 2025. 7. 7.

 

 

아기의 눈빛을 들여다보면 맑고 투명합니다. 그러나 그 눈은 태어날 때부터 완전한 기능을 하지는 않습니다. 시력은 청각이나 촉각보다도 훨씬 느리게 발달하며, 아기의 성장 과정 속에서 서서히 완성되어갑니다. 이번 글에서는 신생아부터 돌 무렵까지 아기의 시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그리고 부모가 어떤 자극과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태어날 때 아기의 시력은 어느 정도일까?

신생아의 시력은 매우 미숙합니다. 태어날 때 아기의 시력은 약 0.030.05 (20/400 수준)*으로, 흐릿하고 초점이 잘 맞지 않습니다. 빛과 어둠은 구분할 수 있지만, 세부적인 형체나 색은 거의 인식하지 못하죠.
다만, 놀랍게도 *
엄마의 얼굴은 2030cm 거리에서 흐릿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모유 수유 시 엄마 얼굴과의 거리와 일치해, 본능적인 애착 형성에 도움을 주는 생리적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생후 1개월: 빛과 큰 물체에 반응

태어난 지 한 달이 되면 아기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밝은 빛을 보면 눈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돌리기도 하죠.
또한 흑백의 강한 대비, 예를 들어 검은색과 흰색 패턴의 장난감 등에 잠시 시선을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쪽 눈의 협응력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눈동자가 따로 움직이는 ‘사시처럼 보이는 현상’도 흔히 나타납니다. 이는 대부분 생리적 현상으로, 생후 4개월까지는 지켜봐도 괜찮습니다.

 

 

 

3. 생후 2~3개월: 엄마 얼굴을 더 잘 알아봐요

이 시기에는 시력도 조금씩 개선되며, 초점 맞추기와 시선 고정 능력이 향상됩니다. 아기는 사람 얼굴을 좋아하는 본능이 있어, 특히 엄마나 양육자의 얼굴을 더 오래 바라봅니다.
또한, 눈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가는 시추적 운동(시각 추적)이 시작되며, 머리 움직임 없이 눈으로 장난감을 좇기 시작합니다.

색 구별 능력도 생겨나기 시작하여, 강한 원색(특히 빨간색, 파란색)에 더 관심을 보입니다.

 

 

 

4. 생후 4~5개월: 양안 시력의 시작

이 시기에는 양쪽 눈의 움직임이 협응되기 시작하며, 입체적으로 사물을 보는 능력도 조금씩 생겨납니다. 이를 양안시(binocular vision)라고 합니다.

또한, 멀리 있는 사람의 얼굴도 인식하게 되어, 엄마가 문 쪽에만 있어도 눈으로 쫓거나 손을 뻗는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눈-손 협응력이 발달하면서, 보고 싶은 물건을 손으로 잡으려는 시도도 많아집니다.

 

 

 

5. 생후 6~7개월: 거리 감각과 깊이 인식

시력이 빠르게 향상되며, 약 0.10.2 수준(20/20020/100)까지 도달합니다. 아기는 이제 깊이, 거리, 크기 차이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장난감을 보며 정확히 손을 뻗고, 그 장난감을 입에 넣거나 흔드는 등의 동작을 능숙하게 하기 시작하죠.

또한, 거울에 비친 자신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행동도 나타납니다. 거울 속 모습이 ‘나’인지는 아직 인지하지 못하지만, 움직이는 모습에 강한 시각적 자극을 느낍니다.

 

 

 

6. 생후 8~10개월: 시각 기억의 시작

이 시기의 아기는 점점 더 사람과 사물을 기억하고, 익숙한 얼굴을 알아봅니다.

멀리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인식하며, 양육자나 가족이 방에 들어오면 멀리서도 인지해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또한, 사라진 물건을 기억하고 찾으려는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이 발달하면서, 장난감을 숨기면 찾아보는 행동도 나타납니다. 이는 시각 기억과 인지 능력의 발달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7. 생후 12개월 무렵: 성인의 60~70% 수준

돌 전후의 시력은 약 0.30.5 (20/6020/40) 수준까지 도달합니다. 아직 성인의 시력(1.0)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시력이 향상됩니다.
아기는 이제 색상도 더 정교하게 구별하고, 움직이는 물체를 빠르게 추적할 수 있으며, 책이나 그림을 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부모의 손짓, 표정, 눈빛도 잘 이해하면서 시각적인 사회성도 함께 자라납니다.

 

 

 

8. 아기 시력 발달을 돕는 방법

아기의 시력은 자연스럽게 발달하지만, 환경 자극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은 시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 부모의 역할입니다.

 

✔ 1. 다양한 시각 자극 제공
• 강한 명암 대비 장난감, 흑백 도형, 빨간색·파란색 등 원색 장난감 사용
• 모빌, 움직이는 물체 등을 활용해 시추적 훈련

 

✔ 2. 얼굴 자주 보여주기
• 아기는 사람 얼굴을 좋아하므로, 눈을 맞추며 웃는 얼굴을 자주 보여주세요.
• 수유 시, 기저귀 갈 때, 놀이 시간 등 자주 얼굴을 가까이 해 주세요.

 

✔ 3. 안전한 거리 유지
• 아기와 눈을 맞출 때는 약 20~30cm 거리가 적절합니다. 이는 아기의 초점 거리와 일치합니다.

 

✔ 4. 한쪽 눈 가리는 행동 주의 깊게 관찰
• 한쪽 눈만 자주 가리거나, 사시처럼 눈이 돌아가는 증상이 생후 4개월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안과 진료를 권합니다.

 

✔ 5. TV와 스마트폰은 멀리
• 생후 2세 이전에는 전자기기 노출 최소화가 권장됩니다. 빠르게 전환되는 화면은 눈의 조절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9. 언제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할까?

일반적으로 첫 공식 시력 검사는 만 3세 이후 진행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생후 6개월~12개월 사이라도 소아안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눈동자가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일 때
• 한쪽 눈을 자주 가릴 때
• 초점을 전혀 맞추지 못하거나 시선이 자주 흔들릴 때
•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는 경우
• 빛에 과하게 민감하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

 

 


 

 

 

아기의 시력은 단순히 물리적인 ‘눈’의 문제가 아니라, 두뇌와 감각이 함께 자라는 과정입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아기의 눈을 자주 마주쳐 주세요. 엄마 아빠의 얼굴은 아기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각 자극이니까요.
적절한 자극과 관심, 그리고 충분한 관찰이 아기의 시력 발달을 건강하게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